느린 아이를 키우면서 감각의 발달과정에 대해 알지 못해서 나와 아이 모두에게 힘들었었던 경험들이 많았다. 감각통합치료를 하면서 감각의 종류와 감각통합과정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금은 아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감각의 종류
-외부 감각 (오감)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내부 감각
고유수용성 감각 - 근육과 관절을 통해 신체 위치와 움직임 자극을 뇌에 전달하여 느끼는 감각
전정 감각 - 내이를 통해 머리의 위치와 공간에서의 움직임과 균형에 대한 자극을 뇌에 전달하여 느끼는 감각
-내장 감각
신체 내부 장기로부터 뇌에 전달하여 느끼는 감각
외부 혹은 내부 자극을 신체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이고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감각이다. 감각은 무의식적이며 자연스럽게 뇌로 전달된다. 그렇게 다양한 감각을 조직화하는 신경학적 처리 과정을 감각통합이라고 한다. 촉각, 전정 감각, 고유수용성 감각, 미각 등을 통해 뇌에 입력된 감각은 통합의 단계를 거쳐 발달하고 후에 집중력, 학습능력, 자존감 등이 결과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단계를 거쳐 자연스럽게 발달해야 하는 감각들이 발달하지 못한다면 그 나이 때에 수행할 수 있는 작업들을 수행할 수 없게 되거나 수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감각통합발달단계
"넌 왜 종이인형 같니? 왜 자꾸 넘어지니? " 몰라서 했던 말들
발달 단계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표를 사용했지만 나는 피라미드 모양으로 설명한 것이 제일 이해가 쉽게 되었다.
아현이는 피라미드 모양에서 제일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감각들이 채워지지 않아서 그 위에 균형과 양쪽에 대한 지각, 운동 계획, 반사작용, 눈과 손의 협응, 언어능력, 주의 집중력, 미세 소근육 운동, 행동조절 그리고 최종 산물 학습까지 전부 발달하지 못했다고 설명을 들었다.
이 설명을 듣기 전에는 '단순하게 발달 지연이라서,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못하는 것이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없었던 것이다.
내 기준에서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생각한 것들이 많았다.
아이가 뛸 때나 걸어 다닐 때 모습이 종이인형 같았다. "몸에 힘 좀 주고 걸어, 거기 코너에 벽이 있는데 거기서 돌면 당연히 다치잖아.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 이런 것들이 감각이랑 관련이 있다고 생각도 못했고 당연한 것, 의식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인데 무슨 노력이 필요할까 생각해서 마냥 잔소리만 했었다. 그러나 감각통합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쉬웠다.
인간은 자기가 아는 것 말고는 공부를 해야 해!!
감각통합 치료의 필요성
엄마가 조금만 공부를 해서 너의 발달상황을 알았더라면
아현이는 돌 전에 발달되었어야 할 고유수용성 감각과 전정 감각들이 제대로 채워지지 못한 채 신체나이만 먹었다는 것을 올해 알았다.
내가 공부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감. 통 수업은 시간 잡기도 쉽지도 않았고 제일 두드러지는 언어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중요성을 두지 못했다. 그래서 감. 통 수업은 5세 때 1년만 하고 언어와 인지에 집중했었다.
지금이야 고유수용성 감각이 부족하여 그네를 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작년에는 아이에게 모진 말을 하며 "왜 아직도 그네를 못 타는 것이냐, 엄마가 몇 번을 알려준 거냐, 언제까지 엄마가 밀어줘야 하는 거니, 노력은 한 거니" 서로 그네로 눈치싸움 아닌 싸움을 했더랬다. 그냥 단순히 자기가 타기 싫어서 꾀부리는 것이라 생각했고, 여러 차례 그네 타는 방법을 설명했는데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 답답하기만 했었다.
엄마인 내가 아현이의 발달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서로 상처가 되는 시간들이었다.
감. 통 시간에 상담을 하다가 그네를 타는데 얼마나 많은 근육들이 사용되는지 알고 있냐는 선생님의 설명과 감각통합의 발달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알게 되었다.
아현이가 그동안 슬리퍼를 신고 제대로 걸을 수 없었던 것, 눈앞에 장애물을 보고 피하지 못했던 것, 자전거를 타지만 방향을 잘 잡을 수 없었던 것 등 자연스럽게 반응되어야 할 행동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걱정스러워하고, 어떤 때는 아이의 잦은 실수에 화를 냈던 순간들이 크고 작게 아이에게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각통합치료를 진행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아현이는 초등학생 1학년이지만 그네를 잘 타지 못한다. 그나마 6개월 정도 감각통합치료 시간에 그네 타기를 연습하고 집에 설치한 그네를 통해 연습을 하면서 그네를 타는 방법은 이해하고 조금씩 몸을 사용하는데 익숙해지고 있어서 조금씩 스스로 타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네가 움직일 때마다 맞는 타이밍에 어떤 부위의 몸을 움직여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타기 때문에 그네타기 놀이라기보다는 수행해야 하는 운동과 같아 금방 지쳐하기는 한다. 하지만 혼자 몸을 움직여 (코어 힘, 골반의 위치 이동, 팔 근육, 타이밍에 맞는 발구름 등등) 그네를 움직이며 탔을 때는 본인도 나도 함께 기뻐한다. 사실 남들이 들으며 '그네 타는 게 뭐 그런 노력까지 해야 하는 거야? 그냥 다리를 왔다 갔다 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겠지만 고유수용성 감각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진짜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는 운동이라는 것!
너와 나는 너의 속도로 자란다.
'발달지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의 발작 (뇌전증의심)에 도움이 되는 방법 (0) | 2022.11.09 |
---|---|
(파주)2023년 유치원 특수교육대상자 추가모집 안내 (0) | 2022.11.05 |
(지적 장애) 장애등록을 위한 방법과 준비해야 할 서류 (0) | 2022.11.04 |
발달검사 결과를 들었던 날! 장애진단을 받은 날! (0) | 2022.11.04 |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받은 발달검사의 종류는? (0) | 2022.11.04 |
댓글